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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펜서, 사흘간의 기록, 제목의 의미, 평범한 삶

by 글로우온 2023.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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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울고 있는 다이애나 스펜서의 모습

영화 스펜서(Spencer)는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에 대한 영화로, 사흘간의 기록, 제목의 의미, 평범한 삶을 그리워했던 그녀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이애나 역할을 맡았습니다. 실존 인물을 영화화한 네루다(Neruda)와 재키(Jackie)로 큰 성공을 거둔 칠레 영화감독 파블로 라라인이 영화 스펜서를 감독하였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 사흘간의 기록

1991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영국 왕실 가족들이 사흘간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샌드링엄 별장에 도착합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포함해 모두 도착했지만, 왕세자비 다이애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혼자 운전을 하는데, 길을 잃어 한참을 헤매다가 뒤늦게 다이애나는 별장에 도착합니다. 다이애나는 따르고 싶지 않지만, 오랜 전통이라고 별장에 들어온 모든 왕족은 몸무게를 잽니다. 사흘 후 떠날 때 1.4kg를 찌우는 것을 목표로 하여 먹고 마시고 즐기라는 뜻입니다. 식사 중에 다이애나는 거의 먹지 못하고, 화장실로 가서 바로 토해 버립니다. 모두가 잠든 밤에, 다이애나는 주방에 와서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습니다. 그녀는 식사와 행사에 정해진 옷을 입지 않고, 여왕보다 늦게 도착하거나 참석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터놓고 친구처럼 지냈던 매기를 다른 곳을 보내, 다이애나는 더욱 의지할 곳 없이 횡설수설하고, 혼잣말을 하는 등 불안한 행동들을 보입니다. 한밤 중, 다이애나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을 방문합니다. 다이애나는 계단에서 떨어지는 충동을 느끼지만, 앤 불린의 환영을 보게 됩니다. 그녀는 찰스 왕세자로부터 선물 받은 진주 목걸이를 끊어냅니다. 다음날, 다이애나는 꿩 사냥을 하려던 왕족들을 가로막고, 아들 둘을 데리고 나와, 런던 템스(Thames) 강에서 패스트푸드를 먹습니다.

 

제목의 의미

샌드링엄 별장이 있는 영국 노픽은 다이애나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지만,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 위해 별장으로 혼자 운전을 하고 왔던 다이애나는 길을 잃습니다. 궁중 셰프 대런과 찰스 왕세자는 왜 다이애나가 살던 곳에서 길을 잃었는지 의아해 하지만, 얼마나 3일간의 크리스마스 휴가를 다이애나가 오기 싫어했던 것인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별장에 머무는 동안, 다이애나는 앤 불린의 책을 읽고, 앤 불린의 환영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앤 불린은 영국 헨리 8세의 부인이었는데, 왕비가 된 지 3년이 되지 않은 어느 날 간통이라는 누명을 쓰고 죽음을 당한 인물입니다. 마치 앤 불린과 같이 다이애나는 자신 또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어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합니다. 영화는 다이애나의 얼굴과 모습을 클로즈업하여 그녀의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이애나가 불행한 결혼생활을 통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는지 그대로 느껴집니다. 다이애나의 결혼 전 이름이 다이애나 프란세스 스펜서로, 영화 제목 스펜서는 다이애나의 결혼 전 성(surmane)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영화 후반,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 가며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스펜서라고 합니다. 이 장면은 다이애나가 찰스 왕세자와의 결별을 결심한 듯 의미심장함이 느껴집니다. 사흘간의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낸 후 그 이듬해, 1992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별거를 시작합니다.

 

보통 사람으로서의 평범한 삶

도로에 죽어있는 꿩 위로 아슬아슬하게 차들이 지나갑니다. 다이애나 아들 윌리엄은 꿩 사냥을 원하지 않지만, 오랜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찰스 왕세자는 윌리엄에게 꿩 사냥을 훈련받게 합니다. 사냥용으로만 꿩이 키워지고, 아슬아슬하게 차에 밟힐 듯했던 도로 위의 죽어 있었던 꿩은 마치 영국의 왕세자비로서 모든 이들에 노출되어 있는 삶을 살아가는 다이애나의 삶을 보여 주고 있는 듯합니다. 24시간 파파라치가 따라다니고,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는 궁에서 살고 있는 다이애나는 남편의 외도로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찰스 왕세자는 다이애나에게 두 얼굴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유일하게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사람인 왕실 드레서 매기에게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단순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길 원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전통을 강요하는 꿩 사냥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고, 막혀 있는 공간이 아닌 템스강을 보며 아이들과 패스트푸드 음식을 먹는 장면은 앞으로 보통 사람들의 단순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그녀의 의지로 보입니다. 영화 내내 그녀는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증을 보이는데 템스강을 보며 처음으로 다이애나는 미소를 보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비로소 편안한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ending credits)가 올라가는 동안, 앞으로 자유로운 삶을 위해 치열하게 싸울 다이애나 스펜서를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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